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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면 가득 계단이 펼쳐져  있고, 꼭대기에 아이들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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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물질의 운명에 관해 생각해보려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주제는 쓰레기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다만, 우리가 무엇을 하든 우리가 취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버려진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내 의식은 때때로 버려진 것들을 따라 흘러가고 싶어한다.
“인간은 쓰레기와 만날 때 거부와 끌림, 죄의식과 열정이 섞인 기묘한 관계를 맺는다. 사람들 대부분은 쓰레기를 성가시고 혐오스럽고 불안하고 수익성이 없다고 여긴다. 반면에 실업자나 장애인, 수감자나 퇴직자, 정신질환자나 세상과 단절된 예술가처럼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은 무시당하고 버려진 쓰레기와 일종의 특별한 공모관계를 맺는다. 이들은 모두 쓰레기를 재활용하며 본디 목적에서 벗어난 새로운 것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현재 이 공모관계는 선진국과 빈곤국, 그리고 신흥국을 가릴 것 없이 어디에서든 계속된다.” ― 카트린 드 실기[1996], ⟪쓰레기, 문명의 그림자 : 인간이 버리고, 줍고, 묻어온 것들의 역사 Histoire des Hommes et de Leurs Ordures : du Moyen Âge à nos jours⟫(이은진, 조은미 역, 따비, 2014)에서.
쓰레기를 떠올리면서 나는 이 주제가 물질에 대한 사이다 같은 주제이기는 커녕 고구마를 백 개 먹은 듯한 주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의외로 그렇지 않았다. 가령 거리의 쓰레기 수집가로 생활하면서 쓰레기 탐색자들의 생활을 문화기술지(ethnography)로 기록한 이 책을 보면 말이다.
“커튼, 카뮈, 캐딜락 장식 등 ‘ㅋ’으로 시작되는 단어만 해도 끝이 없다. 이 세계의 버려진 물건들은 그 범위가 놀랄 만큼 넓으며 품종도 다양해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역사 또한 수년, 수세기에 이르는 문화적 범위를 자랑한다. 1800년대 책과 전통적인 장식품에서 말 그대로 어제 구매한 물건까지 없는 것이 없다. 결과적으로 한때 쓰레기로 버려진 물건들 때문에 길거리의 또 다른 세계는 물질문화의 풍요로움을 맛보게 된다. 수천 개의 쇼핑몰과 전통물품 상점, 소매점 등에서 끊임없이 배출되는 쓰레기가 바로 이 세계에 정착하면서 잃어버린 것들의 물질세계를 재구축한 것이다.” ― 제프 페럴[2006], ⟪도시의 쓰레기 탐색자 Empire of Scrounge: Inside the Urban Underground of Dumpster Diving, Trash Picking and Street Scavenging⟫(김영배 옮김, 시대의창, 2013)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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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가 잔뜩 쌓인 차양이 쳐진 구멍가게 앞 가판대에 종이 상자와 알록달록한 과자들이 그득히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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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식’, ‘삼계탕’이라 씌인 유리문 앞에 붉은 고추가 햇볕에 마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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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판매대에 채소가 펼쳐져 있고, 가게 위에 쳐진 차양 위로 덩굴 식물이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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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솔을 친 가판대에 ‘토스트’라고 쓰여진 전광판이 붙어 있고, 2명의 손님이 토스트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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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자로 벽면을 만든 허름한 매장 기둥에 선풍기 2대가 돌아가고 있고, 벽면에는 달력과 검은 비닐 봉지가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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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안쪽으로 실패가 잔뜩 쌓여 있는 선반이 보이고, 오른쪽엔 ‘옷수선’이라 씌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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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행위의 전인성(全人性)을 강조하는 두 텍스트.
“나는 그저 그들이 공학기술로부터 도피하고 공학기술을 증오하는 가운데 그들 스스로 자신들을 패배자로 만든다고 생각할 뿐이다. 신성한 부처님은 산 위에서나 연꽃잎 위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주 편안하게 디지털 컴퓨터의 회로 안에, 그리고 모터사이클의 변속기 안에 정좌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부처의 품위를 손상시키고, 나아가서 자신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일이 된다.” ― 로버트 M. 피어시그[1974],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Zen and the Art of Motorcycle Maintenance⟫(장경렬 역, 문학과지성, 2010)에서.
“어쩌면 그[스스로 자기 차를 수리하기로 마음먹은 사람]는 밸브 트레인을 다시 원상태로 조립하는 데 실패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패하더라도 끝까지 해볼 작정이다. 이런 당당한 기개는 ‘자기 물건의 주인’이 되려는 열망을 통해 탐구정신과 연계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랑스러운 ‘자립’의 근간이다.
간혹 이런 자부심은 깊게 생각하면 자신의 이익과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가령 사람들은 자동차를 직접 수리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시간은 돈이다.’라는 격언은 대체로 이런 자부심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데, 하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기회비용의 개념은 인간의 경험이 ‘대체’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 우리의 모든 행위들은 그것들이 시계 시간이라는 추상적 통화로 단순화될 경우에 동등하게 취급되거나 서로 교환될 수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확장하는 경제학의 영향력에 맞서 우리는 당연히 자신이 직접 체득한 것, 소위 ‘인간 경험의 특수한 이질성’을 고수해야 한다. […] 경제학은 오직 특정한 가치들만 인정할 뿐이며 가장 중요한 가치들은 인정하지도 않는다. [직접 자신의 자동차를 수리해보겠다는] 기개는 자신의 위엄을 확실히 드러내는 것이며, 자신의 자동차를 직접 수리하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자동차, 자기 자신에 대해 다른 경험을 하는 것이다.” ― 매튜 B. 크로포드[2009], ⟪손으로, 생각하기⟫(윤영호 옮김, 사이, 2017)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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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를 고치는 기술과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기술은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 세탁기는 분명히 우리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고장난 세탁기를 다루는 경우에는 세탁기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물어야 한다. 그런 순간에 기술(technology)은 더 이상 세상에 대한 우리의 통제력을 확장하는 수단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적인 자기도취에 대한 모욕이다. 끊임없이 자기확인을 하는 자기도취자는 만물을 자신의 의지가 확장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아주 터무니없이 물질의 세계를 별개의 것으로 이해한다. 자기도취자는 마술적인 생각과 전지전능의 망상에 빠져들기 쉽다. 반면 수리기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을 수리한다. 수리기사는 실제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물건들에 더 확실한 통제력을 발휘한다. […] 수리기사는 작업을 할 때마다 항상 머리를 비우고 감각적으로 그 대상을 살펴야 한다. 고장난 기계의 상태를 세심히 살펴보고 소리도 주의깊게 들어보아야 하는 것이다." ― 매튜 B. 크로포드[2009], ⟪손으로, 생각하기⟫(윤영호 옮김, 사이, 2017)에서.
“농부는 물길을 내어 물을 대고, 활 만드는 사람은 화살대를 곧게 한다. 목수는 나무를 구부리고,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자신을 다스린다.” ― ⟪법구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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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와 결과의 동시성. 그리고 이 동시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전통적인 실기 직종별 공동체에서는 기능이 대대로 전수되는 탓에 기능 자체가 아주 경직됐을 거라고 짐작하기 쉽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한 예로 고대의 도자기 제작은 점토를 받치는 데 회전돌판이 도입되면서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났고, 새로운 점토 성형 방식이 속속 뒤따랐다. […] 우리 생각에는 요리사든 프로그래머든 훌륭한 장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열중한다고 짐작하기 쉽다. 즉 주어진 과제의 해결책을 찾아 문제를 마무리하는 게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일에 임하는 장인의 입장에서는 일을 일 자체로 중시하는 태도가 아니다. 리눅스 공동체 네트워크에서는 ‘버그’ 하나가 제거될 때마다, 전에 없던 코드 활용 방법이 새로 등장할 때가 많다. 코드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것이지, 마무리돼서 고정되는 대상이 아니다. 리눅스 세계에서는 문제를 푸는 일과 문제를 찾는 일이 거의 순간적으로 이어진다.” ― 리처드 세넷[2008], ⟪장인 : 현대문명이 잃어버린 생각하는 손⟫(김홍식 옮김, 21세기북스, 2010)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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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 벽에 스테인레스 걸이대가 설치되어 있고, 거기에 온갖 부엌 도구들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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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수리공사’ 간판이 붙은 가게 앞에 유리판들이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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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차장으로 보이는 허름한 건물에 검은 차양이 쳐져 있고, 그 앞을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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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양을 친 가게 입구에 온갖 잡동사니들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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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에 철물점이 보이고, 오색으로 빛이 흩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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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의 전면에 온갖 잡다구리한 공구와 빗자루 들이 진열되어 있고, 위쪽엔 전화번호가 표시된 전광판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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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동론>

힘이 운치있게 반복적으로 적절한 강도가 전환되면서 움직이면 힘을 둘러싼 자연적 조건과 개별 사물 몸들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율동에 대해 찾아보면

  1. 일정한 규칙을 따라 주기적으로 움직임.

확확 치미는 열기를 얼굴 가득히 받으면서 나는 불꽃의 율동에 넋을 빼앗기고 있었다.

출처 <<윤흥길, 직선과 곡선>>

2. 체육 음악에 맞추어 하는 체조.

3. 음악 음의 강약이나 장단 따위의 규칙적인 연속.

우리 몸의 

심장

박동이나

호흡

의 박자,

걷고 달리는

리듬,

계절 

이나

시간

의 흐름 모두 일정한 리듬감을 가지고 있는데, 사람들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시각적 리듬감인 율동을 잘 발견하고 율동을 보면서 경쾌한 기분을 느낀다고 해."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라고 쓰여진 정의가 있다. 그랬구나. 그래서 기분이 좋았구나. 팔을 흔들고 다리를 흔들고 몸이 휘적 휘적 움직이는 모습은 경쾌해. 신이 나. 똑 똑 똑 똑 툭 툭 둑 둑 이으어앙으아 우우우-- 우 우- 오\~\~ ~~아~~ 흐름과 리듬이 전해져 오는 느낌. 그건 모두 다르겠지. 신기하다. 재밌어. 부단한 놀림에 리듬이 곁들여져서 현란하다가 우아하다가 쿡 쿡 마음을 두드린다.

팔을 들어올리는 데만 해도,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만 해도 복잡 다단한 순서가 눈 깜빡할 새에 이뤄진다. 당신의, 나의 자연스러움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을까?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몸과 공기와 빛과 그림자와 표면과 무게들을 한꺼번에 생각하다가 우와 너무 많다! 못 움직이겠어! 아냐 움직이고 있어. 심장이 태양이 망치질이 새의 울음이 버스의 엔진이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율동 영상은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찍었던 아름답거나 이쁘거나 귀엽거나 좋아서 찍었던 영상들에서 율동을 발견했다 라는 기쁨으로 나란히 묶었다.

"...율동에서 한 쪽 어깨는 기울고 양 손은 무겁다 커다란 짐들을 메거나 들어서 앞으로 나아간다. 흔들린다. 나풀거린다. 일정한 리듬들의 운율이 반복되고 강도는 약해지거나 강해지거나 멈춘다."

[율동에 관하여] p.48 중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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